작은물결대학생봉사단/3기

[현장 스케치] 코로나 시대, 우리들의 특별한 ‘손소독'!

방정환의 벗 2022. 2. 18. 15:09

안녕하세요! 저는 한국방정환재단 작은물결 대학생 자원봉사단 3기 물결이 강다영입니다.

코로나로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낸 추운 겨울이었습니다.

코로나 시대, 필수가 되어버린 마스크 쓰기와 손소독.

저희는 이 추운 겨울을 녹일 색다른 ‘손소독’을 해보았는데요.

바로 ‘책 나눔 가치 나눔’ ‘손소독’프로젝트입니다!

 

책 나눔 가치 나눔은 물리적인 또 일회성에 그치는 책 기부가 아니에요.

함께 읽고 싶은 책을 고르고, 그 책이 품고 있는 가치와 내 삶의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즐겁게 나누는 뜻깊은 책 나눔 활동입니다.

코로나 시대로 대면으로 진행하지 못해서 참 아쉬웠는데

어떻게 하면 지금 시대에 맞게 가치를 잘 전달할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여러 번의 회의와 우여곡절을 거친 후에 탄생한 활동이 바로 '손소독'입니다!

손소독은 '손글씨로 소통하는 독서 편지'라는 뜻이에요.

직접 만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

또 손편지를 써보고, 보내고, 답장을 받는 것이 당연하지 않은 시대에

진심을 나누고 가치를 나누기에 적합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틀을 바탕으로 활동을 점차 구체화 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이들과 함께 할 책을 손수 고르고, 읽어보았습니다.

아이들과 잘 소통하기 위해서 두 차례의 워크숍을 했고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활동의 방향과, 답장의 내용을 구체화할 수 있었습니다.

물결이들 끼리 홍보 포스터, 답장 초안을 여러 개 제작해보고

여러 번의 수정, 보완 과정을 거쳤습니다.

어떤 관점에서 아이들과 소통할 지부터 정말 사소한 한 단어에 이르기까지

생각하고 고민하며 아이들을 만날 준비를 해 나갔습니다.

 

마침내 아이들에게 전달될 책과 홍보 포스터 카탈로그가 완성되었고

편지가 전해질 빨간 우체통도 만들어졌습니다.

카탈로그를 본 아이들이 각자 책을 한 권씩 골랐다는

소식을 듣고 저희 물결이들은 정말 설레고 기뻤는데요.

또 한편으로는 어떤 편지가 올지, 어떻게 답장을 써야 할지 걱정도 했던 것 같습니다.

 

우리동네키움센터 관악 2호점 아이들과 손소독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했습니다.

아이들에게는 우리의 정체를 알리지 않고 그저 비밀친구라고만 말을 했답니다.

그래서인지 책 선물에 대한 고마움, 책 내용에 관한 이야기만큼이나

비밀친구의 이름은 무엇인지, 몇 살인지에 대한 궁금증도 가득 담긴 아이들의 첫 편지를 받았습니다.

아이들 만의 손글씨로 꾹꾹 눌러 담은 진심이 전해져서

미소 띤 얼굴로 편지를 읽고 또 읽었습니다.

 

고른 책이 어려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읽었다는 어린이의 편지를 받고,

끝까지 읽고 정성껏 편지를 썼을 모습을 떠올리니 정말 고마웠습니다.

잃어버린 삼촌을 찾는 이야기인 ‘용구 삼촌’을 읽고

삼촌이 죽은 것은 아니었는지 너무 걱정했다는 아이와는

용구 삼촌처럼 잃어버리고 싶지 않은 존재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습니다.

진솔한 이야기를 나누는 경험부터 우체국에 가서 직접 편지를 부치는 것까지

아이들에게는 새롭고 즐거운 경험이었다고 합니다.

편지를 부친 뒤에 센터의 빨간 우체통을 매일 확인하며 답장을 기다리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니 어서 빨리 답장이 전해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맨 발로 우르르 빨간 우체통으로 가서 답장을 받고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

블록 놀이를 하다가도 편지가 왔다는 소식에 달려 나가는 아이들의 모습,

빽빽한 답장을 센터 선생님께 자랑하는 모습,

서로서로의 편지를 돌려가며 읽는 아이들의 모습을 전해 들었습니다.

이렇게까지 행복해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니 저희가 더 행복하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비밀친구의 전화번호를 묻기도 하고, 정체를 알아내려고 질문을 계속하고,

스티커를 잔뜩 보내는 아이들까지 편지를 교환하는 동안

물결이와 아이들 사이는 생각보다 더 친해졌습니다.

편지를 더 주고받고 싶어 하는 아이들과 물결이들의 아쉬움을 뒤로한 채 두 번의 편지 교환이 끝났습니다.

사람들과의 만남이 어렵고, 소통이 어려운 시대에

손소독은 우리 모두에게 책의 가치뿐만 아니라 소통의 가치까지 전해주었습니다.

한 번도 만나본 적 없는 어린이와 ‘같은 책’을 고른 인연으로 ‘독서짝꿍’이 되었습니다.

손편지로 이야기를 나누며 서로의 비밀스러운 경험도 공유하고 그렇게 ‘비밀짝꿍’이 되었습니다.

떨어져 있지만 존재 만으로 힘이 되는 유대감을 형성하였고, 행복한 시간을 보내게 해 주었습니다

손소독 프로젝트에 참여한 물결이 모두가 참 인상깊고, 따뜻한 마음을 느꼈습니다.

비대면이 익숙해져 버린 시대 속에서 마음의 대면을 하게 해 준 소중한 경험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아이들, 사람들과 함께 소중한 가치를 나누고자 합니다.

지금의 아쉬웠던 점, 좋았던 점을 바탕으로

앞으로 더 발전해 나갈 손소독 활동을 기대해 보면서 마무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