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은 세계아동권리선언 60주년, UN아동권리협약 30주년, 방정환 탄생 120주년입니다. 방정환 재단은 이을 맞이하여 5월부터 6월까지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협약 감상문 공모전을 진행하였습니다.
총 105편의 작품이 응모되었는데,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의 청소년들도 많이 응모하였습니다.
응모한 청소년들의 모든 작품이 우수하였지만, 오늘날 청소년들이 자신과 또래들을 인권의 주체로 생각하게 된 구체적인 체험이나 일상 속에서 잊고 있었던 인권 소외 현상을 자신들의 생각으로 풀어나간 현실감 있는 글들을 우선으로 하였습니다.
◆작은물결상 김민수 경해여자고등학교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을 읽고, 소파 방정환을 기억하며'
◆북극성상 이윤정 강일고등학교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서'
◆몽중인상 정지수 검정고시 '내가 소망하는 어른의 힘'
◆길동무상 차승아 성민여자고등학교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을 읽고'
◆길동무상 추연서 신도중학교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을 읽고'
아래에는 수상한 청소년들의 작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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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수 경해여자고등학교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을 읽고, 소파 방정환을 기억하며'
학생인권조례안 공청회에 참가한 경험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역사와 청소년의 권리에 대한 관심을 사회, 법 동아리 개설을 통해
개인의 경험과 사회적 바람을 담아낸 글
_ <유엔아동청소년권리협약 감상문 공모전> 심사평 중에서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은 낯선 내용이 아니었다. 지난 해 경상남도 학생 인권 조례안 공청회에 경남 학생 대표로 참여했던 나는 사람들이 조례안을 찬성하는 사람들이 유엔 어쩌구 저쩌구... 협약에 비추어 조례안 제정을 주장했던 것을 기억하기 때문이다. 그때는 공청회의 격양된 분위기 속에 흘려들었는데, 어린이날을 맞아 권리 협약을 진지하게 읽어보니 주의 깊게 듣지 않았던 나를 반성하게 되었다.
몇 년 전만 해도 나는 어린이날이 어떻게 생겼는지, 누가 만든 날인지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었다. 그저 빨간 날이라서 좋아하고, 선물 받을 수 있어서 기쁜 날이었다. 어린 시절의 내가 정말 부끄럽지만, 계속 부끄러워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고 생각했다. 나뿐만 아니라 많은 학생들이 어린이날을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중학교 3학년 역사 선생님의 수업을 좋아하게 되면서, 역사에 남다른 관심을 갖게 되었던 나는 고등학생이 되면서 혼자 유적지를 여행하고 특히 일제강점기 이후 아픈 근현대사에 관심을 갖고 있었다. 따라서 소파 방정환을 독립운동가로서 알게 되었고, 학생들은 역사에 무관심한 태도를 갖고 있으면서도 누리고 있는 어린이날이라는 휴일의 의미를 알리고 싶어졌다. 나도 몰랐으면서 친구들이 어린이날을 마냥 기뻐만 하면 무슨 심리인지 답답함과 화도 났다.
올해 사회, 법 동아리를 개설하게 된 나는 부장으로서 동아리 부원들에게 다양한 활동을 제공하고 지시할 동아리 부장이라는 자리에 있다. 따라서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을 읽고 감상문을 제출하는 것을 지시했다. 평소 자유로운 분위기였지만, 그들에게 빨간 날에 불과했을 5월 5일 어린이날에 쥐어준 숙제는 조금 강압적이었을 것이다. 장난스럽게 접근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였다. 동아리 부원들이 어린이날의 의미를 몰랐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임무를 쥐어준 것은 나의 잘못이지만,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는 잘못을 저질러서라도 친구들이 꼭 진지하게 수행해줬으면 했다.
어린 시절 소파 방정환 선생님의 만년샤쓰 책이 내 침대 맡 책장에 놓여있었다. 구수한 표지가 아직도 머릿속에 남아있다. 그 때 조금 더 관심을 가졌더라면 지금 내가 나를 덜 부끄러워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도 해본다.
여기까지가 방정환 선생님과 어린이날에 대한 내 생각과 이 공모전에 참가하게 된 배경이 될 수 있겠다.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을 조금 자세히 읽어보았다.
전체적으로 다른 법, 협약들에 비하여 가볍고 편안히 와닿는 느낌을 받았다.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단어들이 나열된 다른 협약들과 다르게 고개를 끄덕이며 단번에 이해할 수 있었고, 읽으면서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이렇게 문서로서 보장되고 있었음을 알 수 있었다. 또한 대한민국 적용일이 발효일과 오랜 시간 차이나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했다. 물론 1920년대 소파 방정환 선생님께서 열망하셨던 어린이의 권리에 대한 내용이 근 80년이 지나서야 문서로 보장되었다는 점에선 유감이지만 말이다.
가장 인상 깊은 내용은 제9조 이다. ‘우리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가 아니라면 부모님과 헤어지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이 조항은 평소 생각지 못했던 부분이다. 최근 다양한 이유로 혼자 자취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 주위에만 해도 여럿이다. 그들을 위해서인지 아닌지는 모르지만, 부모 곁이라는 게 다른 무엇보다 대단한 힘을 쥐어 주는구나, 알 수 있었다.
또한 가장 안 지켜지는 조항은 바로 눈에 띄었다. 제42조 ‘모든 어른과 청소년은 이 조약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에 대해 배울 권리가 있고 어른들도 역시 이 권리들에 대해 배워야 한다.’는 42가지의 조항 중 가장 안 지켜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사회현상과 역사에 또래 아이들에 비해 관심이 많은 나조차도 이제야 이 조항들을 읽어볼 수 있었다. 우리는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에 대하여 교육을 받은 적이 없다. 물론 사회의 어른들은 이를 알고 우리를 보호해주기 위한 각종 노력을 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 노력의 배경에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이 있음을 모른다. 모르고 있는 어린이들이 자라 어른이되고, 또다른 어린이를 보호할 때가 된다면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을 알고 보호한다고 할 수 있을까? 그저 내가 누린대로 보호해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구체적으로 어떤 조항에 의해 우리는 이러한 보호를 받는 것이며, 커서도 어린이는 이러한 조항에 따라 어떻게 보호해주어야 하는지 배워야 한다.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 제42조가 잘 지켜지기 위하여 교과서의 한 편에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에 대한 내용이 실렸으면 한다. 요즘 학생들은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 협약 제28조 ‘우리는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를 너무나 잘 보호받고 있어서,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이라 하면 눈에 불을 켜고 볼 것이니 말이다. 학교도, 선생님들도 이 내용이 교과서에 나온다면 좀 더 관심을 가질 수 있을 것이다.
이윤정 강일고등학교 '잃어버린 권리를 찾아서'
우리가 일상적으로 쓰는 말이 당사자를 비하하고 인권을 침해한다는 것을 다시 생각하게 한 글
_ <유엔아동청소년권리협약 감상문 공모전> 심사평 중에서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협약 제3조의 <어른이 우리에게 해 주어야 하는 것이 있을 때, 그 어른은 최선의 것을 주어야 한다.>라는 조항을 읽자마자 우리나라 아동들과 청소년들이 다양한 비하 표현으로 폄훼되는 현실이 떠올랐다.
특히 초등학생들에게 사용되는 ‘초딩’이라는 비하 표현은 비단 초등학생들뿐만이 아닌 그 외의 사람들에게까지 적용되기도 한다. 인터넷을 보면 논리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는 사람에게 개념이 없다는 의미로 초딩이라는 비하 표현이 던져지는 경우를 흔하지 않게 목격할 수 있는데 이는 나이를 불문하고 사용되는 표현으로 사람들이 그 한 단어에 초등학생에 대한 얼마나 많은 폄훼를 담았는지가 여실히 보인다.
또한 중학생들에게는 ‘중2병’이라는 호칭이, 고등학생에게는 ‘고삐리’라는 호칭이 자주 씌워진다. 진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는 시기인 학생들을 상대로 병에 걸렸다고 치부하거나 속되게 낮잡아 부르는 행위 역시 만만치 않게 자주 이루어지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 배우지 못해 얇은 지식으로나마 최선을 다해 말을 해도 논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초딩이 되고, 진지한 고민을 내비쳐 보이면 오글거린다는 이유로 중2병이 되고, 선택의 기로에서 방황하고 갈피를 못 잡을 때면 나잇값을 못한다는 이유로 고삐리가 된다. 아직 고민할 시간은 많지만 경험이 부족하기 때문에 어떤 선택을 내리든 부족한 선택이 될 것이라는 어른들의 프레임과 틀은 결국 우리들에게 이상한 단어까지 덧씌우며 억압을 주고 있다. 최선의 것이 아닌 것들을 받으며 그것이 최선이라 믿고, 그것에 얽매여 자신의 권리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너무 이른 한계점에 맞닥뜨리게 되는 현실이 우리 앞에 있는 셈이다.
우리들은 권리를 잃어버렸다. ‘우리’ 안에는 우리나라의 학생들이라면 그 누구든지 포함될 수 있다. 특정 그룹을 지칭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인 언어가 학생들을 거치며 비하되는 수단으로써 사용되고 그 가치를 훼손시키는 일이 더 이상 당연하게 지속되어서는 안 된다. 이미 많은 아이들을 상대로 날카롭게 작용을 했을 그 단어들이 또 다시 누군가를 상처 입히는 행위를 반복하게 둬서는 안 된다.
유엔 아동·청소년 권리협약에는 당연한 내용이 적혀 있었지만 당연하게 받아들여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한 내용 역시 존재했다. 이건 비단 우리나라의 문제뿐만 아니라 해외의 여러 나라에서도 통용되는 문제일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초등학생으로 살아왔고, 중학생으로 살아왔고, 현재 고등학생으로 살고 있는 나에게 가장 가깝게 다가온 학생 지칭 대한 비하 문제. 가장 만연하게 일어나는 권리 침해인 만큼 사람들이 그 심각성을 깨닫고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최선의 것이 주어질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느꼈다.
정지수 검정고시 '내가 소망하는 어른의 힘'
학교를 나와 청소년증을 발급 받는 과정에서 일상과 사회 속에서
어른과 아동 청소년의 사회적 위치를 자각하고.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다시 사회에 환원하는 지혜로운 청소년이 되기를 희망한 글
_ <유엔아동청소년권리협약 감상문 공모전> 심사평 중에서
나는 얼마 전 청소년 증 발급을 신청하였다. 학교를 자퇴한 이후 현실적으로 겪게 되는 여러 제한 속에서 나를 증명할 공적 확인증이 필요했다. 내가 직면한 사회적 제약은 매우 광범위하면서도 일상적인 것들이 많았다. 학교라는 울타리를 벗어나는 순간, 나는 안전장치 없이 물에 뛰어든 철없는 아이가 되었고 그 과정에서 인권의 소중함을 절감하게 되었다. 사실 학교를 나오게 된 것도 이와 비슷한 이유에서였다. 나는 학교의 평가제도에 불합리성을 느꼈고 대입 기준에서 학생의 능력을 잣대질하는 방식이 매우 인간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학교를 나오겠다고 부모님께 말씀 드렸고 부모님께서는 이러한 나의 판단을 존중해주셨다.
하지만 그 후로 나는 많은 부분에서 공황상태에 빠지고 말았다. 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회색인이 되었고 심지어 내가 가지고 있었던 행복의 기준조차 흐트러지면서 내 정체성은 바닥을 치고 말았다. 나는 더 이상 추락하고 싶지 않았다. 다시 독수리의 날갯짓을 하며 잃어버린 자존감을 회복하고 싶었다. 단순한 위로와 격려가 아닌 내 자신이 소중한 존재라는 사실을 공적으로 확약 받고 싶었다. 그러는 와중에 유엔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을 보게 되었고 이 협약문을 통하여 나의 바람이 개인의 소원이 아닌 인간이 누려야 하는 보편적인 가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특히, 제 12조인 어른이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 우리에겐 우리의 의견을 말할 권리가 있다. 그리고 어른은 우리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는 내용을 읽으면서 내 선택이 옳았다는 확신을 갖게 되었다.
하지만 문제는 이제부터다. 어른은 아동과 청소년들의 모든 의견을 받아들일 의무가 없다. 우리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는 있어도 그 의견을 반드시 수락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도 또 다른 차원의 폭력인 것이다. 그러므로 나는 조금 더 객관적이고 타당한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이는 UN 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의 모든 내용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즉,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권리만을 주장하는 것은 아무리 그가 어리고 미성숙하다 하여도 용납될 수 없다고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사회적 약자에 해당한다고 생각한다. 사회적 강자는 사회적 약자를 조금 더 배려해 주어야 한다. 개구리가 올챙이를 배려해야 하는 근거는 그 자신도 올챙이였을 때가 있었기 때문이다. 내가 받은 것을 사회에 환원하는 것은 사회정의 차원에서 당연한 것이며, 사회적 약자를 조금 더 배려하는 것은 개인으로도 큰 기쁨이요 보람이 되는 것이다.
나는 어른들의 힘을 믿는다. 어른들은 미성숙한 아이들과 청소년들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역할을 한다. 아이들의 권리를 어른이 채워주고 보장해주면서 그 사회는 보다 유연하고 건강한 선순환 구조를 갖는 것이다. 아이들은 어른들에게 빚을 지면서 어른이 되면 그것을 갚겠다는 합리적인 다짐을 하고 어른은 그 책임을 감당하면서 성숙한 사회를 만드는 데 일조하는 자기 자신에게 박수를 보내는 모습이야말로 우리가 꿈꾸는 가장 이상적인 국가가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지혜롭게 나의 권리를 주장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꼼꼼히 기록하여 다시 사회에 돌려줄 것이다. 우리 사회가 메마른 것은 어쩌면 아동과 청소년 시절에 사회적 권익을 누리지 못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제는 달라질 것이다. 받은 대로 돌려주면서 우리 사회를 지금보다 더 풍요롭고 성숙하게 만들어 줄 것이다. 비록 부족하지만 조금이나마 일조하는 그런 청소년이 되겠다. 어른이든 어린이든 상대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역지사지하는 그런 지혜로운 청소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차승아 성민여자고등학교 '유엔 어린이 권리 협약을 읽고'
고등학생이 되어서야 권리협약을 처음 접한 후 권리의 주체가 되어 '실종 아동 포스터'를 보며 권리협약을 연결시켜 생각하고 나아가 여성, 아동 인권에 대한 인식이 성장하는 것을 보여준 글
_ <유엔아동청소년권리협약 감상문 공모전> 심사평 중에서
아동 권리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올해가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 30주년이 되는 해라는 것을 알고 난 후,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사회 시간에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을 처음 접했을 때, 큰 관심이 없었다. 고등학교 첫 시험을 앞둔 내가 알아야 했던 것은, 이 협약은 1989년에 채택되었다는 것, 아동은 보호의 대상이 아닌 권리의 주체라는 것뿐이었다. 나와 같은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아동의 인권에 대해 깊게 생각 할 필요가 있다.
우리가 일상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실종 아동을 찾는 포스터를 생각해 보자. 포스터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실종된 아동들의 연령대는 다양하다. 실종되지 않았다면 이미 한 아이의 부모가 되었을 나이인 사람들부터, 한참 어린 아이들까지. 아동 유괴문제는 예전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지만, 실종 아동들의 수는 나날이 늘고 있고, 그에 반해 실종 아동을 찾았다는 사례는 쉽게 볼 수 없다.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 ‘제 35조 아무도 우리를 유괴하거나 팔 수 없다.’ ‘제 11조 우리는 유괴 당하지 않아야 하고, 만일 유괴당한다면 정부는 우리를 되찾기 위해 최선을 다해야만 한다.’ 정확히 명시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요즘에는 여성 인권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는데, 여성 인권만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이 아동 인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조금만 더 아동 인권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 ‘제 42조 모든 어른과 청소년은 이 조약에 대해 알아야 한다. 우리는 우리의 권리에 대해 배울 권리가 있고 어른들도 역시 이 권리들에 대해 배워야 한다.’
18세가 되지 않은 모든 어린이와 청소년은 이 조약에 적혀있는 모든 권리의 주인이라고 한다. 이들은 본인이 권리를 보장받아야 하는 주체임을 알아야 한다. 나 또한 그렇다.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협약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조항이 있는데, ‘제 31조 우리에겐 쉬고 놀 수 있는 권리가 있다.’이다.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다. 우리 나라 아동의 행복지수는 OECD 36개국 중 꼴찌이고, 2003년 이후 아동 청소년의 자살률은 압도적으로 1위라고 한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나니 그럴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등학교에 입학하고 난 후, 단 하루도 마음 편히 지낸 적이 없었다. 스무 살이 되고 나서야 마음껏 쉬고 놀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조약을 읽으며, 어린이 운동가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떠올랐다. 어린이를 위해 온갖 정성을 쏟으셨던, 어린이를 하나의 인격체로 살 수 있게 해 주신 분이시다. 철없던 초등학생 시절에는 그저 어린이날을 만들어주셔서 감사하다는 마음뿐이었지만, 어린이날을 제정하신 것 외에 어린이를 위해 하신 업적들을 알고난 후, 진심으로 존경스러웠다. 올해 2019년은 소파 방정환의 탄생 120주년이라고 한다. 소파 방정환 선생님 덕분에 분명히, 120년 전보다는 아동의 권리는 보장되어지고 있지만, 여전히 안타까운 일들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떠오르는 말이 있는데, “싹을 위로 보내고 뿌리는 일제히 밑으로 가자.” 소파 방정환 선생님이 하신 말씀이다. 싹이 위로 가고 뿌리가 아래로 가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이치와 다르게 뿌리들이 위로 올라왔고, 싹들은 짓밟혔다. 나는 언젠가 싹들이 위로 올라와 꽃을 활짝 피울 날이 올 것이라고 굳게 믿는다.
추연서 신도중학교 '유엔 어린이 권리 협약을 읽고'
세계 여러 나라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는 나라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와 핀란드 사례를 비교하여 직접적인 정치참여 활동의 예를 제시한 글
_ <유엔아동청소년권리협약 감상문 공모전> 심사평 중에서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은 내가 다녔던 초등학교 게시판에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이 권리 협약을 이렇게 오랜만에 읽게 되니 뭔가 새로운 느낌이 든다. 특히 2조와 42조가 마음에 와닿는다.
2조는 어떤 아동, 청소년이던 간에 차별받지 않고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에 적힌 권리를 가지고 있다는 내용인데 누구나 알고 있는 뻔한 내용이면서도 잘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마음 아프다. 성별이 어떻건, 공부를 잘하던 못하던, 얼굴이 예쁘던 예쁘지 않던 모든 사람은 동등하게 대우받아야 한다.
42조의 내용은 모든 어른과 청소년은 이 조약에 대해 알아야 하고 배울 권리가 있다는 것인데 정말 맞는 내용이라고 생각한다. 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이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청소년들이 많다. 어른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자신이 가진 권리를 알아야 그 권리가 침해당했을 때 지킬 수 있고, 권리를 행사할 수도 있다. 학교에서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에 대해 알려 주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
세계에는 자신의 권리를 보호받지 못하고 사는 어린이, 청소년들이 많다. 네팔, 짐바브웨에서는 어린이들이 학교도 가지 못하고 돈을 벌기 위해 노동을 하고, 우간다, 시에라리온에서는 청소년과 어린이들이 군인이 되어 싸우고 있다. 이것은 단지 그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다. 전 세계의 문제이고 꼭 해결되어야만 한다. 전 세계의 어린이와 청소년은 적절한 교육을 받으며 안전하고 평화로운 환경에서 살아갈 권리가 있다. 이것이 지켜지지 않는다면, 앞으로의 미래를 이끌어갈 세대인 우리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건강하게 자라나지 못할 것이다.
아직까지 몇몇 나라에서는 청소년과 아동의 권리를 보호하여 주는 것에 대해 갈 길이 멀은 것 같다. 하지만 또 다른 나라들에서는 아동과 청소년의 권리가 적절히 보호되고 있기도 하다. 대표적인 예로 핀란드가 있다. 유엔 아동, 청소년 권리 협약의 조항 중 <제12조. 어른이 우리에게 어떤 방식으로든 영향을 주는 결정을 내릴 때 우리에겐 우리의 의견을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리고 어른은 우리의 의견을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라는 내용의 조항과 관련이 깊은 제도를 핀란드는 시행 중인데, 그것은 바로 청소년이 정치에 참가할 수 있는 제도이다. 핀란드는 청소년 참여기구가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는 나라라고 한다. 핀란드의 청소년들은 정당 활동도 할 수 있고, 주민발의도 할 수 있다고 한다, 또, 어린이들이 활동할 수 있는 어린이의회도 있다고 한다.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나이가 어리다고 해서 미성숙하다고만 생각하지 않고, 각각을 존중받을 권리가 있고 자신의 주장을 펼칠 수 있는 개인으로 보는 것이다. 이런 점은 본받을 가치가 크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아이들이 학교에 가지 못하고 소년병이 되거나 노동을 하지는 않지만, 핀란드처럼 청소년과 아이들의 정치 참여권을 보장해 주지는 않는다고 생각한다. 한국은 청소년과 어린아이들을 미성숙하고 보호해야 할 존재로만 생각하는 것 같다. 물론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이 미성숙하고 보호해야 할 존재인 것은 맞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것을 어른들이 정해 줄 필요는 없다.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은 모두 각각의 가치관과 생각이 있고, 어른들은 그것을 존중하고 의견에 귀 기울여 들어주어야 한다. 제14조의 내용 중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대로 생각할 권리가 있다 와 같이 청소년과 어린이는 자신만의 고유한 새계가 있는 개인이다. 앞으로의 한국의 사회가 청소년과 어린이를 한 개인으로 존중해 주는 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오랜만의 나와 내 친구들, 동생들의 권리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어서 의미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전 세계의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행복했으면 좋겠다.
+수상작에 대한 심사위원의 전체적인 감상평이 궁금하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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