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슬으슬 추위가 찾아온 지난 11월 28일, 방정환재단은 따뜻함을 나누러 랜선 만남에 나섰습니다.
추운 길 위의 작은 온기들이 모여, 누구보다 단단한 아름다움으로 태어나는 곳,
이번 만남의 공간은 어디였을까요?
안녕하세요~ 2기 물결이 위한아입니다 :D 지난 랜선 담벼락 예술 탐험기에서도 만났었죠?!
다시 만나 반가워요! 오늘도 열심히, 그날의 즐거웠던 이야기를 시작해볼게요~!
(‘고양이’와 함께한 ‘목공방’ 탐험이라니, 너무 궁금하지 않나요?!)
간판에서부터 고양이가 반겨주는 어느 목공방, 이곳이 바로 오늘 저희의 탐험 장소입니다!
입구에서부터 고양이 집, 스크래처가 반겨주네요! 스크래처는 고양이가 발톱으로 할퀴면서 자연스럽게 발톱이 너무 길어지지 않게 관리할 수 있게 해주는 물건이에요.
아무데나 긁어도 발톱이 짧게 갈리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이런 스크래처가 있으면 좀 더 안전하고 편안하게 발톱을 관리할 수 있겠죠?
(아! 가게 옆을 보니 마침 고양이 한 마리가 이쪽으로 오고 있었나 봐요. 갑자기 카메라를 마주해서 깜짝 놀란 듯 보여요. ㅎㅎ)
목공방에 입장~ 안녕하세요!
들어서자마자 느낀 건데, 너무 포근해 보이고 예쁘지 않나요?!
가게 안에도 고양이 친구가 있었어요. 이 친구의 이름은 ‘귀티’인데, 목공방 이름인 ‘마르코 스튜디오’가 적힌 목걸이를 걸고 있더라구요! 목수님께서 혼자 길에 남겨져 있던 친구를 데려온 후에 직접 만들어서 목에 걸어주셨다는데, 정성이 들어간 목걸이라 더 예쁘게 보이는 것 같아요 ^^
'마르코 스튜디오'는
지금은 하늘의 별이 되었지만, 예전에 함께 지냈던 고양이,
'마르코'를 기억하는 마음을 담은 이름이래요.
크고 작은 나무 목재가 정말 많았어요! 목수 선생님만큼 커다란 이 친구는 월넛, 호두나무래요!
직접 만드신 주방용품들! 이렇게 자그마한 수저도 있구요, 도마도 있구요...!
원래 나무는 물을 흡수하고 벌레가 먹을 수도 있는데, 이렇게 공예품으로 만들게 되면 물에 젖지 않고 벌레가 파고들지 못하게 하는 기름 같은 걸 발라준대요!
우와~ 목수님, 그림도 잘 그리시네요!
말을 좋아하셔서 말 나무인형을 많이 만드셨대요~
알록달록한 친구도, 깔끔한 나무 색깔 친구도, 너무 귀엽고 예뻐요!
어라, 한 친구가 더 있었네요! 안녕, 야옹아? 역시 ‘마르코 스튜디오’ 목걸이를 하고 있군요!
이 친구 이름은 ‘꼬맹이’래요! 지금은 커졌지만, 처음 봤을 때의 모습은 작은 아기 꼬맹이였다나요ㅎㅎ
안녕, 꼬맹아!
이쪽은 본격적인 작업공간!
가운데의 기계는 이렇게 톱날이 올라와서 단단한 나무 목재를 자를 수 있게 해준대요.
이 나무 상자, 좀 특이하지 않나요? (뭐가요?)
나무 이음새가 못이 아니라, 나무래요!!
원래라면 나사못을 꽂아 고정했을 자리를 살짝 갈아내서, 나뭇조각을 끼워 넣으면 고정이 된대요!
이거는 헤드폰.....?이 아니라!!! 시끄러운 기계 소리를 막아주는 귀마개예요 ^^
박하재홍 래퍼님이 써보셨는데, 멋지게 잘 어울리셔요!
(원판? 이게 뭐예요?)
원판 가운데, 가느다란 실처럼 서 있는 철 기둥, 실톱이 보이시나요?
기계를 작동시키고 저 실톱에 나무를 갖다 대면, 세밀하게 부드러운 모양으로 다듬는 작업을 할 수 있대요.
둥근 곡선 모양으로 나무를 갈아야 할 때 많이 쓰신다나요!
시계도 직접 만드셨대요. 나사로 숫자 위치를 표시한 아이디어가 빛나는군요!
와~ 이건 뭐게요?! (블루투스 스피커?!)
ㅎㅎ 블루투스는 아니지만, ‘스피커’ 정답!
이렇게 소리가 나는 부분을 구멍에 넣어 소리가 울리게 하는 건데요, 나무마다 소리가 조금씩 다르게 울리는 등 생각해야 할 부분이 많아서 아직은 계속 만들어보며 연구하는 중이시래요!
방정환 선생님 헌정곡 ‘로봇 은파리’를 틀어봤는데 꽤 좋던걸요?!
박하재홍 래퍼님께서 노래를 틀고 직접 불러주셔서 더 신이 났어요~~
나무는 아니고 금속 고양이인데요, 이것도 직접 만드셨대요! 정말 손재주가 좋으신 것 같아요!
그리고 고양이 손잡이 뚜껑이 있는 그릇! 귀여워라...
앗, 길고양이 친구들이 찾아왔네요! 앞에 바로 보이는 젖소무늬 친구는 ‘철이’, 나무기둥 뒤에 쪼그려 앉아 살짝 숨은 삼색이 친구는 ‘미미’인데, 둘이 부부라네요!
철이는 따사로운 햇살에 기분이 좋은지 눈을 살며시 감고 볕을 쬐고 있어요 ^^
길 위에서 위태롭게 살아가는 유기묘(버려진 고양이), 길고양이 문제에 관심을 가지고 계셔서, 달력도 그들을 위해 도움을 주는 단체의 것으로 사서 사용하고 계신대요.
(마르코 스튜디오에 지내는 3마리의 고양이도, 찾아오는 고양이도 다들 길고양이들이(었)죠!)
우리나라 유기동물의 수가 매년 10만 마리를 넘고 있다고 합니다. 작년에는 조사된 정도로만 13만 마리를 넘는 유기동물이 발생했다고 해요. 이렇게 유기동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올해부터는 국가적으로 인구조사를 할 때 반려동물을 키우는지도 함께 조사한다고도 하네요.
특히 예전에는 반려견, 강아지를 버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에는 버림받는 반려묘, 고양이도 점점 많아지고 있다고 해요.
(그냥 길고양이들이 새끼를 낳아서 그런 거 아니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길에서 흔히 보이지 않던, 사람들이 생김새가 예쁘다며 많이 기르던 품종의 고양이들도 길에 버려진 채 발견되는 경우도 많다고 해요. 마르코 스튜디오에서 지내고 있는 ‘러시안블루’라는 종의 고양이인 귀티 역시도 그렇구요!)
동물, 반려동물도 소중한 하나의 생명이라는 것을 항상 생각하고, 키우게 된다면 꼭 가족으로서 책임감을 지녀야 한다는 점을 잊지 말아요!
키우지 않더라도 유기동물 문제에 항상 많은 관심을 주시길 부탁드려요!
목공방의 안쪽에 있던 방에서는 ‘유니’라는 고양이 친구가 쉬고 있었어요.
이 친구도 장마철 길 위에서 비를 맞으며 떨고 있던 모습을 보고 데려오셨는데, 당뇨로 아파서 안정을 취하는 중이래요. 얼른 나아라...!
자, 그럼 목수님의 특별 공연, 칼림바 연주를 들어볼까, 했는데...... 얘!!!
세상에, 구석에서 사료 봉지를 몰래 뜯어 먹고 있었네요^^; 배고팠니...?
몰래 사료를 먹다가 들킨 우리의 꼬맹이는 조용히 밖을 바라보고, 우리의 목수님은 칼림바 연주를 시작했습니다...
칼림바는 손으로 금속 건반을 눌러 튕기며 아름다운 소리를 내는 악기예요.
맑고 잔잔한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아, 오르골을 돌려놓은 듯 마음이 편안해지네요...
창밖을 평화롭게 바라보는 고양이의 뒷모습과 어우러져 더욱 운치 있는 장면이 된 것 같아요.
어느새 바깥 산책을 다녀온 귀티!
아, 아까 보여주신다던 만들기 작업이 시작되었어요!
(뭐 만드시는 거예요?) (젓가락을 만들고 있어요~)
고정대에 가느다랗게 자른 나무를 끼우고, 스윽 슥 갉아내다 보면... 짠!
목공방을 한참 둘러보다 보니 벌써 끝이 다가오고 있었는데요...!
그 전에 친구들이 채팅창에서 실시간으로 보내준 질문에 답해주신 내용을 정리해봤어요!
? : 공방을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 : 당장 자격증이나 대학, 학과가 그렇게 중요하진 않아요! 하지만 디자인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구조를 이해하고 도면을 그릴 줄 알아야 합니다. 그 후로는 가까운 목공방에 가서 기계와 나무를 다루는 법을 배우면서 알음알음 알아가면서 준비해나가면 될 거예요.
? : 목공방을 운영하면서 힘든 점은요?
! : 매출이 크게 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물건을 파는 것도 수제로 직접 하나하나 만들다 보니 대량생산품보다 노력도 필요하고 가격이 비싸게 돼서, 돈을 쉽게 많이 벌기는 어렵습니다. 그래도 요즘에는 ‘나만의 것’을 원하는 사람들이나 대량생산품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들, 혹은 선물용으로 구매하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와요! 처음에는 홍보를 어떻게 해야 할지도 몰라서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는데, 이제는 꾸준히 하다 보니 시간이 흐르면서 점점 알고 찾아와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 : 고양이를 키우는 게 어렵진 않나요?
! : 한 마리일 때는 괜찮았는데, 여러 마리가 되니 고양이들끼리 서로 다른 개성이 강해서 신경을 많이 써줘야 해요. 지금 공방에 항상 있으면서 기르는 아이들은 3마리인데, 어렸을 때부터 함께 키운 게 아니라, 서로 다르게 지내는 길고양이였던 아이들이 하나둘 모인 거라 서로 사는 모습이 꽤 달라서 더욱 티격태격하는 것 같아요. 그래도 이 친구들을 모두 존중해주면서 잘 지내도록 하고 있어요.
? : 동네 아이들이 찾아오지는 않나요?
! : 옆에 초등학교가 있어서 하교 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우르르 몰려와서 고양이와 놀다 가고는 해요. 오래 머물지는 않고 10분 정도 있다가 다시 또 우르르 몰려나가더라구요. ㅎㅎ
? : 기계들이 많은데 고양이가 있어도 괜찮나요?
! : 고양이들이 위험한 기계는 잘 피해 다녀요! 그래도 제가 조금 자잘한(비교적 덜 위험한) 작업을 하고 있을 때면 옆에 와서 머리를 들이박으며 장난을 걸기도 해요. ㅎㅎ
헤어지기 전에, 우리의 박하재홍 래퍼님이 오늘의 만남을 위해 써오신 시를 읽어주셨어요!
크으~ 고양이도 귀를 쫑긋거릴 정도로 멋진 시였다구요!
안녕, 잘 있어요, 목수님! 잘 있어요, 고양이 친구들! 안녕, 공방!
여러분도 안녕! 다음 탐험도 기대해주세요~ ^^
-
"저는 고양이 너무 좋아해요..!♡"
"위험한 기계로 단단한 나무를 자르려면 조심해야겠어요!;;"
"젓가락을 만들 나무를 깎는 소리가 ASMR 같아요!"
"아프지 마, 야옹아~"
-
탐험을 함께하며 라이브 채팅으로 열심히 소통해준 친구들도 고마워요~!
방정환재단과 '물결이'들은 계속해서 달려갑니다!
다음 활동도 많은 관심과 기대 부탁드려요~ :)
한국방정환재단 블로그 <방탄어린이>는 작은물결대학생서포터즈 '물결이'의 활동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물결이들의 활동이야기를 통해 방정환재단의 "새삶스런 어린e세상"을 좀 더 생생하고 구체적으로 느낄 수 있습니다.
'작은물결대학생봉사단 > 2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현장스케치] 남산골 해방촌을 구경하며 요요진 작업실로, 랜선 골목길 탐험 (0) | 2021.02.12 |
---|---|
[현장스케치] 동물원의 따끈따끈 겨울나기, 랜선 동물원 탐험 (0) | 2020.12.30 |
[현장스케치] 독립운동가를 담은 그림, 담벼락 예술 탐험기 (0) | 2020.10.05 |
[현장스케치]랜선 동물원 탐험할 어린이 모여랏! (0) | 2020.07.16 |
[현장스케치] 2기 물결이 영상교육 받으며 온라인 활동 준비했어요 (0) | 2020.07.09 |